익숙한 코트 위로 다시 발을 디딘 순간, MCW 꽁머니 기자는 하든의 마음속에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을 것이라 본다. 한때 휴스턴의 상징이자 절대적인 영웅이었던 그가 자신의 전성기를 바친 이곳은 이제 과거가 되었지만, 경기만큼은 여전히 현재다. 작년 11월, 클리퍼스 합류 직후 극심한 부진을 겪던 하든은 휴스턴 원정에서 3점슛과 파울을 더한 극적인 클러치 플레이로 친정팀을 제압하며 반전을 이뤘고, 이는 클리퍼스 상승세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지금, 클리퍼스는 서부 4위에 올라 있으며 하든도 팀과 함께 대부분의 경기에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탄 로켓츠를 맞이한 이번 원정에서는 젊고 빠른 상대의 기세에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하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내외곽 밸런스를 맞추려던 계획은 초반부터 먹히지 않았고, 조바치의 골밑 마무리 실패로 클리퍼스는 외곽 공격에만 의존하게 되었다.
그러나 외곽에서도 슛이 번번이 빗나가며 분위기는 로켓츠 쪽으로 기울었다. 간결한 공격과 빠른 트랜지션, 에너지 넘치는 농구는 젊은 로스터가 즐기는 스타일이었고, 1쿼터 종료 무렵에는 이미 10점 차 이상 벌어졌다. 이어지는 로테이션에서 아멘 톰슨과 휘트모어가 등장하자 클리퍼스는 젊은 피의 폭발력을 고스란히 체감하게 된다.
클리퍼스는 카와이와 폴 조지를 포함한 화려한 스타 파워를 자랑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활동량과 순간적인 폭발력 앞에서는 나이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특히 2쿼터 휘트모어는 조지에게 달라붙어 몸을 던지는 수비와 화려한 윈드밀 덩크로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반면 하든은 존재감이 떨어졌고, 본업인 공격 조율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팀 전체 어시스트는 고작 5개에 불과했고, 이는 로켓츠 빅맨 셍귄 한 명의 기록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클리퍼스의 베테랑 조 루 감독은 상황을 빠르게 읽고 대처했다. 2쿼터 후반, 빠른 템포의 ‘스몰 라인업’으로 전환하면서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고, 후반전에는 결국 조바치를 벤치에 두고 플럼리를 투입했다. 플럼리는 3쿼터 초반 두 차례 덩크를 성공시키며 운동 능력과 골밑 집중력을 보여주었고, 외곽에서는 공의 흐름이 다양해지며 조지와 맨이 번갈아 공격의 중심을 맡았다.
내외곽이 조화를 이루자 득점 효율이 올라갔고, 로켓츠의 속공 빈도는 자연스럽게 줄었다. 이때부터 클리퍼스는 인사이드 득점, 리바운드, 속공 득점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대를 추격하며 점수 차를 좁혔다. MCW 꽁머니 기자는 이 시점에서 로켓츠의 어린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포착했다. 단순한 공격이 통하지 않자 당황했고, 경험 많은 클리퍼스 선수들의 여유와 노련함에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노장에게는 노장의 방식이 있다”는 말처럼, 하든과 클리퍼스는 젊음의 속도를 노련함으로 제어하며 분위기를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날카로운 전성기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하든의 휴스턴 원정은 조용하면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남긴 한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