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퍼스전에서 스테픈 커리의 부상 공백에 잠시나마 적응한 워리어스는 MCW 꽁머니 기자의 표현대로 의외의 구심점을 발견했다. 바로 크리스 폴이었다. 그는 패스와 경기 조율을 통해 팀의 공격 흐름을 이끌었고, 기존 시스템이 흔들릴 때 오히려 새로운 전술적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워리어스는 노장 폴의 손끝에서 재정비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달라스 원정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상대는 리빌딩 중인 스퍼스가 아닌, 루카 돈치치를 앞세워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완연한 상승세의 매버릭스였다. 경기 초반부터 루카는 첫 다섯 번의 공격을 모두 지휘하며, 패스와 득점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상대를 휘몰아쳤다. 하지만 워리어스도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은 않았다.
초반 탐색전 이후, 워리어스는 루카에 대한 수비 접근을 정교하게 조정했다. 외곽 슛이나 골밑 침투는 허용하되, 더블팀은 자제하고 철저한 1대1 수비로 체력을 소모시키는 ‘차례차례 수비’ 전략을 택했다. 루카의 패싱 라인을 철저히 차단해, 동료들과의 연계를 끊어놓으려는 접근이었다. 이 전략은 일리가 있었다. 모든 면을 다 막기보다는, 하나의 축을 고립시켜 전체 흐름을 끊는 편이 나은 판단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루카는 고립되기 시작했고, 매버릭스의 공격 역시 단조로워졌다. 전반까지는 워리어스의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고, 수치상 점수 차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에서 나타났다. 커리가 빠진 경기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패턴—득점력 부족—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커리의 ‘중력 효과’가 사라지며, 기존의 패스 앤 무브 시스템은 제 기능을 잃었고, 드레이먼드 그린마저 결장하며 경기 조율을 맡을 핵심 축이 빠졌다.
결국 모든 부담은 폴에게 집중됐다. 직전 경기에서의 활약을 분석한 키드 감독은, 이번엔 철저히 폴을 겨냥했다. MCW 꽁머니 분석에 따르면, 매버릭스는 워리어스와 유사한 1대1 수비 전략을 채택해 폴의 패싱 경로를 봉쇄했고, 대신 그에게 슛 찬스를 넘겼다. 하지만 38세의 폴이 모든 공격을 혼자 해결하는 것은 무리였다.
전반까지는 근근이 따라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전력 차이가 드러났다. 후반 들어 매버릭스는 조금만 전술을 조정하자 워리어스의 수비는 급속도로 허물어졌다. 루카는 무리한 외곽 슛을 줄이고, 내외곽 픽앤롤을 중심으로 전환했다. 특히 최근 선발로 기용된 다니엘 개포드는 림 근처에서 연이어 ‘쉬운 득점’을 만들어냈고, 그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MCW 꽁머니 기자는 교체로 투입된 루키 레이프리도 ‘롤맨’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며, 골밑에서 연거푸 득점을 기록한 점에 주목했다. 물론 제이슨 키드 감독의 전술이 늘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날만큼은 워리어스의 약점을 정확히 찔러낸 그의 내곽 공략은 빛났다. 매버릭스는 골밑 돌파를 기점으로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고, 이후로는 워리어스에게 반격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경기는 커리 없이 버티던 워리어스가 다시 한계에 부딪힌 장면이었고, 그 와중에도 크리스 폴은 분명 또 다른 전술적 가능성을 남겼다. 그 가능성은 당장 눈부시진 않아도, 길게 보면 워리어스에 새로운 길이 될지도 모른다. 등불은 어둠 속에서 가장 빛나는 법이니까.